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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21 추모산행 소회...산엔 왜 가나?
글쓴이 송진섭
조 회 106 등록일 2021/07/05 16:56

'21 추모산행 소회...산엔 왜 가나?

대학 졸업과 군복무를 마친 후 첫 직장에 출근한 때였다. 바짝 긴장한 신입사원에게 하늘같은 직장상사가 내 이력서에 쓴 취미를 보며 던진 말. "음.. 등산이라..산엔 왜 가나?"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아마 힐러리경...어쩌구...산이 거기 있어서...뭐 그 정도로 얼버무린 것 같다. 50여년 전의 세상은 산에 가는건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만 이해되던 그런 시절이였으니까. 요즈음 난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래...넌 왜 산에 가는건데? 드디어 철학이 나를 유혹한다. 산에 오면 마음이 포근하고 발걸음이 가볍고 심신이 날아갈 듯 상쾌하다. 이 맛 때문이 아닌가? 바로 '자유로운 영혼'이 자연의 허공 속으로 훨훨 날아가는 순간 말이다.~~~~

산악회 공식행사가 오랜만에 열린다. '21 설악산 추모산행. 정말 의미가 깊은 연례행사 중 하나다. 매년 7월 첫째주 일요일을 기점으로 전후 수 일간 회원들은 설악을 누빈다. 준비된 코스에 따라 릿지나 워킹 아니면 당일참여팀을 선택, 각자 사정에 맞는 팀에 합류하여 산행을 마친 후 설악골 초입 공터에 모여 먼저 간 회원들의 영전에 제삿상을 올리고 님들을 추모한다. 그래서 설악은 중앙대 산악회의 '자유로운 영혼'의 으뜸 보금자리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유행 아니 코로나전쟁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행사는 강행한다. 백신도 맞았으니 작년에 참석못한 미안함을 씻어내야지! 아침 7시 30분에 모이는 당일행사 참여(사당동)팀에 합류하기 위해 집을 나선 시간은 6시 반. 우리 팀엔 OB회원 6명과 재학생2명 등 8명이 원팀이 되어 움직이게 됐다. 8명을 한 팀으로 구성한 이유는 아마도 정부에서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하되어 8명씩 모임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엊그제 코로나 상황이 갑작스럽게 악화되면서 서울은 4명씩으로 현상유지를 결정했으나 다행히 강원도는 8명씩 완화정책이 시행된다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다 모여 출발할 즈음 심각한 사고로 기록될 뻔한 일이 생겼다. 비가 차내로 들이쳐 S씨의 무심코 닫은 차 문틈에 K씨의 손끝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 병원응급실을 찾아야하는 경우를 예상해야만 한 것이다. 난감해하며 상태를 점검하던 중 일단 천호동 근처에서 한 명을 픽업하기로 되어 있으니 가는 도중에 상황이 나빠지면 아산병원으로 들어가기로 하고 일단 사당동을 벗어났다. 그런데 가는 도중 K씨의 굵은 목소리가 뒷자리에서 들려온 것이다. "그냥 가도 되겠는데요..." 천만다행이었다. 오늘 추모영령들께서 보살핌이 있으셨구나! 사실 S씨는 나였다.  

설악산 입구 케이블카 앞 커피점에서 모두 모일 즈음 오늘의 상황이 브리핑된다. 장마전선이 북상하여 호우경보발령으로 설악골 입구도 출입통제에 들어감에 따라 늘 지내던 장소엔 접근불가하단다.따라서 비선대 중간 어디쯤에 합동제사상을 차리겠다고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가 오신 것이다. 매년 겪는 일이라 크게 놀라지 않고 모두들 그러려니 한다. 임시로 마련된 장소가 그럴듯 하다. 적당히 넓고 아늑하며 큰 바위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모두 열 다섯분의 위패가 가즈런히 놓이고 그 앞에 과일과 떡 그리고 막걸리를 준비하니 이제 진행만 하면 된다. 그런데 아차! 고정진행자 1대, 2대 모두 불참이다. 오늘의 최고참인 찬영형님이 나서서 지도하신다. 회장단이 먼저 술잔을 올리고 절 두번 반 그리고 고 이정남형님의 가족이 똑같이 예를 올리고 그런 다음 차례로 학년별로 계속 이어 나간다. 절하면서 각 영령들에게 한마디씩 하는 것 같다. ...잘 지내시죠?...술 끊었수?...선배 잔소리는 없고?...그들이 그립고 그립다. 눈앞이 히뿌여진다.

이제 뒤풀이하러 가자. 오늘 마무리 행사는 자연산 취급이 전문이라며 홍보가 된 단골 횟집 아야진항 ㄷ회집으로 속속 모여든다. 2시 까지 모이라고 했는데 어쩐 일인지 우리팀이 제일 늦게 도착했다. 이 근방을 훤히 꽤뚫을 것 처럼 말하던 길안내자 L씨가 길을 잃고 갑자기 느긋한 척 한다. 맞다, 오랜만에 야외로 바닷가에 나왔는데 쫌 늦으면 어떤가. 괜히 운전기사님 H씨만 초조하다. 오늘 지도교수님 두 분도 참석 못하셨다.우리가 교수님 없이도 행사를 훌륭하게 치룬걸 칭찬해달라고 졸라도 되겠다. 그래서 좌중 화제의 중심에 선 분은 단연 고 이정남형님의 가족에게 였다. 형수님은 큰따님과 순천에 자리 잡고 계신데 이번에 함께 올라 오셔서 서울에사는 들째딸과 함께 추모행사에 참가하게 되어 회원들의 관심을 독차지 하게 됐다. 추모등반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만약 아주 오래토록 이어진다면 2세, 3세로 산악회의 이런 아름다운 유지가 계속 이어질수 있을까 세월의 연속성을 상상해 본다. 

오늘 참석 못한 회원들은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으리라 확신하며 이렇게 작은 역사가 하나 더 쓰여졌음을 기록으로 남긴다.<끝>


최창학

2021/07/06 09:08     
형의 소회를 읽으며 3년전인가 형과 설악산 릿지를 했던 기억이 나요~
모이기 어려운 시기임에도 악우들을 추모하는 선,후배님들의 산행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하는 것을 하기 힘든 이 때에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신 중앙대산악회 회원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추모 산행 후기를 이렇게 멋지게 남겨주신  형님 늘 건강하세요~  
 

김용연

2021/07/06 12:30     

궂은 날씨 설악까지 다녀오시느라 수고많으셨고

늘 맛깔난 후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먼길 안전운전 하신 종하형 고생많으셨습니다

7월이 되면 추모산행 기억하고 잊지않고 참여해 주신 회원 및 가족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함게하지 못해 못내 아쉽습니다

 

송진섭

2021/07/06 15:05     

늘 그대 있음에...수술소식 들었어. 재활과 근력키우기 열심히 하시고

가까운 시일에 다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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