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도 좋지 않고, 단대동기놈도 일정상 시간내가가 힘들어 등반과 패러는 물건너 보냈다. 자구책으로 오랜만에 급류카약을 꺼내들고 만만한 루트를 물색해서 북한에서 내려오는 인북천 줄기 한군데로 식전댓바람부터 차를 몰고간다.

 오랜만에 뻣뻣한 네오프렌 장갑도 껴봤는데... 손가락은 더 시린게 감각도 없다. 너무 오랜만이다, 리버러닝은...

 어쨓든 오늘 약 13km를 패들링으로 이동해서 인제까지 이동한 다음, 다시 자전차로 돌아와서 차를 회수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게 오늘의 1차목표!

 유유자적 아침공기를 마시며 물과함께 떠내려가는 플라스틱통을 누군가 물끄러미 바라보는 폼새가, 아마도 '밥먹고 꽤나 할 일 없는 한량이로세!'라고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처음 타보는 루트지만 크게 어려운 곳은 없고 단지 몇군데 예상치 못한 드랍에 약간 긴장 정도만 할 수준이다. 이런 날씨에 전복되어 롤링이라도 할라치면, 거의 하이포써미아라고 봐야한다.

 지리한 패들링을 두어시간! 드디어 지난번 현주형과 맛배기로 내려갔던 인제 앞강까지 와버렸다. 사무실이 얼마 안 남았다. 애엄마에게 SOS를 쳐서 차를 가지러 갈까라고도 생각했지만, 공언한 바도 있고해서 일단은 사무실까지 카약을 들쳐매고 이동한 후, 환복하고 자전거를 갈아탄다.

 다시 고백두마이베히클!  - 1부 끝 -

 쥐도새도 모르게 움직이려 했는데.. 자꾸 집에서 밥먹으로 오란 전화다. 일단 집으로 가서 동태를 파악한 후, 차를 가지러가야되다고 슬쩍 얼버무리며 집을 나선다.

 뭐 그리 먼 거리는 아닌지라, 뒷바람을 맞으려 경쾌하게 칠성고개를 넘어 월학리 냇강마을 어귀에 도착. 칠성고개는 이곳에서 군생활한 분들은에겐 아주 유명한 고개로 옛날 화류계의 선봉에 있던 천도리로 넘어가는 관문같은 곳이다.

 차에 자전차를 주서싣고는 담단계로 넘어가야 되는데... 아무래도 온전히 하루를 땡땡이치는게 영 찜찜한 터라, 다시 아무일 없듯 집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그리고는 노력봉사! 낼 아침을 기약하며... - 2부 끝 -